사용자 요청 사항으로 예약 기능 개선하기

제가 요즘 만들고 있는 프로덕트는 동물병원을 위한 전차차트(EMR), 플러스벳입니다. 전자차트는 일반적인 소프트웨어들보다 훨씬 더 방대한 기능을 가진 소프트웨어인데요. 기본적인 차트 작성부터 장비 연동, 검사 기능, 병원 운영 기능, 환자 관리 및 예약, 입원실 관리 등 동물병원을 운영하기 위한 모든 기능이 집약되어 있습니다. 플러스벳을 출시하기 위해 그 많은 기능을 다 구현해야만 했는데요.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다고 판단된 일부 기능은 정말 최소한의 기능만 갖춰서(MVP) 출시 되었습니다.
MVP로 출시된 기능들에 대한 사용자들의 불편사항과 개선 요청이 끊임없이 쌓이고 있었고, 거기에 대한 개선 프로젝트를 최근에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예약’이라는 기능과 관련해서 고객의 요청 사항들을 반영하여 개선한 과정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예약 기능

예약 기능은 이름 그대로 환자의 예약을 잡는데 사용하는 기능입니다. 예약 현황판을 이용해서 수의사들의 일정을 확인하고 비어있는 시간을 체크해서 예약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환자 예약 뿐 아니라 수의사들의 개인적인 일정이나 업무, 휴무, 반복되는 업무 일정까지 추가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문제 수집

이 기능이 처음 만들어질 때 얼리어답터 병원의 피드백을 받으며 기능이 개발되었습니다. 피드백을 준 병원은 규모가 꽤 있는 2차 병원이었고, 병원 내 사용자들도 꽤 많은 상태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사용자 개개인의 일정을 세밀하게 확인하기 보다는 많은 사용자들의 일정을 한 눈에 파악하는데 촛점이 맞춰져서 기능이 구현되었습니다.
플러스벳 사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병원들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요. 이 그룹의 사용자들에겐 사용성이 맞지 않다는 불편이 계속 접수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해당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야 했습니다.
우선 기존까지 수집된 사용자들의 요청 사항들을 정리했습니다. 벳칭엔 병원과 직접 소통하는 세일즈팀 분들이 계셨기에 빠르게 정리가 가능했습니다.
예약에서 가장 많은 요청이 있던 VOC 세 가지

 첫 번째 요청 사항 : 주간 뷰를 만들어주세요.

전달 받은 요청사항 중 가장 중요도가 높다고 판단한 부분은 ‘주간 뷰(일주일 단위 뷰)’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한 불편함은 내부적으로도 인지하고 있었고, 예전부터 여러 사용자로부터 지속적인 요청이 있었기에 꽤 오래전부터 리스트업 되어 있었습니다.
사용자들의 요청 사항은 문자 그대로 적용하기보단 원인을 분석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저는 실제로 그 과정 없이 그대로 적용했다가 한번에 할 수 있던 일을 여러번 했던 경험이 많습니다.
주간 뷰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은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직관적인 요청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자와 소통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다른 니즈가 발견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디자인 안을 가지고 병원과 소통한 끝에 몰랐던 니즈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중요도 기준에 대해 중요도는 해당 부분에 대한 사용자의 불편 및 불만이 크거나, 개선을 진행했을 때 이펙트가 크다고 예상되는 경우 높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1번 요청사항(주간 뷰)의 경우 기존 뷰에 대한 사용자들의 불편 사항이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었기에 높다고 판단되었습니다.
A안과 B안으로 유저 인터뷰 진행 A안과 B안으로 유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사용자에게 실제 디자인을 보여드리며 인터뷰를 하다보면 처음 의견수집 단계에서 놓쳤던 사용성 문제나 개선점 등 또 다른 인사이트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A안 : 한 사용자의 스케쥴을 좀 더 포커스해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는 형태
B안 : 스케쥴을 간략하게 표시하는 대신 여러 사용자의 일정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는 형태

[요청 사항 정정]  주간 뷰를 만들어주세요. ⇒ 특정 날짜(요일)를 선택해 비교할 수 있는 주간 뷰를 만들어주세요.

사용자에게 필요했던 것은 일주일간의 일정을 확인하는 기능이기도 했지만, 여러 주의 특정 날짜(요일)을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는 기능이기도 했습니다. 사용자와의 소통을 통해 이러한 요구를 사전에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 과정이 없이 진행했다면 이런 기능이 빠진 채로 출시되었을 테고, 또다시 추가 작업이 진행되었을 지도 모릅니다.
좌우 버튼과 캘린더를 이용해서 일주일 단위로 빠르게 확인
날짜 지정 기능을 이용해서 원하는 날짜를 쉽게 선택
일주일 일정을 볼 수 있는 기능과 원하는 날짜를 선택하는 두 가지 사용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인터페이스를 구상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일주일 단위로 좌우로 넘겨볼 수 있으면서 필요한 경우 ‘날짜 지정’ 버튼을 클릭해서 다른 날짜를 쉽게 선택, 확인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두 번째 요청 사항 : 특정 카드의 컬러를 바꿀 순 없나요?

특정 일정의 컬러를 바꿀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달라는 요청도 있었습니다. 단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팀 내에서 의아한 부분이 있었는데요. 특정 카드의 컬러를 바꾼다고 그게 뭔가를 식별할 수 있는 상태가 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미 너무 많은 컬러로 가득한 예약 화면
따라서 사용자에게 이 부분에 대한 이해를 시키면서, 동시에 더 정확한 니즈를 알아야 했습니다. 역시나 사용자와 조금 더 소통을 해보니 컬러를 바꿔달라는 단순한 요청이 아니었고 진짜 니즈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요청 사항 정정]  특정 일정에 표시를 추가하고 싶어요. ⇒ 방문 목적에 따라 표시를 추가하고 싶어요.

플러스벳은 예약이나 접수를 할 때 방문 목적이라는 것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환자 대기 리스트에서 확인하는 용도인데요. 다른 곳에선 크게 활용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방문 목적에 따라 예약 카드에서 표시를 추가해 준다면 사용자가 원하는 사용성을 충족시켜 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예약 카드의 우측에 북마크가 추가되는 방식으로 디자인이 되었습니다.
북마크 형태가 눈에는 잘 들어오지만 카드가 겹칠 경우 다른 카드를 가릴 수 있어 도트 포인트 형태로 결정
하지만 북마크형 디자인은 다른 카드의 정보를 가릴 수 있다는 문제가 있어서 최대한 카드 간 간섭이 없는 방향으로 다시 고민을 했고, 좌측 상단에 작은 원 하나로 표시하는 쪽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이 방식의 좋은 점은 예약이 쌓여서 하나의 카드가 아무리 줄어들어도, 어떤 방문목적으로 생성된 예약인지 파악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결과

하루 단위로만 일정을 확인할 수 있던 기능에서 주 단위의 일정도 쉽게 체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정 날짜들의 일정을 비교하기도 편해졌고, 방문 목적에 따라 일정을 식별하기도 좋아졌습니다. 실제로 데이터를 봤을 때도 사용자들이 새로 만들어진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예약 주간 뷰
1. 주간 단위 날짜 확인을 빠르게 할 수 있습니다. 2. 원하는 날짜만 선택해서 빈 일정을 확인하고 예약을 추가합니다. 3. 예약 시간 이동이 자유롭습니다. 4. 방문 목적에 따라 일정 분류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분석하고 반영하여 예약 기능의 사용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개선을 시작으로 그동안 부족했던 사용성을 보완하기 위해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개선을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한 달 단위의 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캘린더 뷰도 곧 업데이트 될 예정입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