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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망토 히어로와 초록 망토 히어로
얼마 전 NewPhilosopher라는 매거진을 보다가 인상적인 개념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빨간 망토 히어로와 초록 망토 히어로입니다. 빨간 망토 히어로는 빈곤, 폭력, 부정 등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것들과 맞서 싸우는 존재입니다. 반면, 초록 망토 히어로는 평화, 행복, 풍요와 같이 새롭게 탄생해야 할 것들을 키우고 가꾸는 존재입니다.
이 개념은 사람의 심리 상태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낸 개념입니다. 빨간 망토를 걸친다는 것은 부정적인 심리를 다루는 일, 즉 덜 우울하고, 덜 불안하고, 덜 산만한 상태를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대로 초록 망토를 걸친다는 것은 창의력, 호기심, 열정, 용기, 인내, 정직함, 진정성 등 긍정적인 요소들을 더 잘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상태를 뜻합니다.
화자는 이 둘의 균형이 중요한 이유를 ‘정원을 가꾸는 일’로 비유합니다. 정원을 제대로 가꾸기 위해서는 잡초를 뽑고, 씨앗을 심고, 물을 주는 작업이 모두 필요합니다. 빨간 망토 히어로는 부정적인 면만 제거하느라 잡초를 뽑고 씨앗을 심지 않습니다. 그 결과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황무지가 되고 맙니다. 반대로 초록 망토 히어로는 씨앗을 심고 물을 주기만 하며, 잡초를 제거하지 않습니다. 결국 잡초가 무성해져 식물이 자랄 수 없는 잡초 밭이 되어버립니다. 사람의 내면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안의 부정적인 면을 줄이는 것도 긍정적인 면을 더 나은 상태로 만들어가는 것도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 개념은 서비스 기획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를 개선할 때 우리는 빨간 망토와 초록 망토를 모두 걸쳐야 합니다. 빨간 망토는 VOC(Voice of Customer) 해결에, 초록 망토는 차별화된 기능 개발에 해당합니다.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룰 때, 서비스는 비로소 건강한 ‘정원’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2024년은 빨강 망토의 해였다.
2024년의 벳칭은 빨간 망토를 입고 보낸 한 해였습니다. 올해 초, 플러스벳은 기능적으로도 부족했고 사용성에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신규 도입 사용자들의 피드백은 상당수가 부정적이었고, 불만 사항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직원이 빨간 망토를 두르고, VOC 수집부터 해결 방안 모색, 개발까지 숨가쁘게 달려왔습니다. 부족한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올해에만 12개 이상의 신기능을 출시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250건 이상의 기능 개편 요청을 처리하며 서비스의 사용성을 개선했습니다.
그 결과, 오퍼레이팅 팀이 체감한 고객 불편 사항이 올해 초에 비해 약 40% 감소했습니다. 사용자들의 불만이 줄어든 덕분에, 오퍼레이팅 팀의 업무 효율도 개선되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2025년은 초록 망토를 걸쳐야 한다
하지만 2024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돌아보니, 빨간 망토에만 너무 집중했던 한 해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용자 불편 사항을 개선하고 VOC에 대응하는 데에는 누구보다 빠르고 성실하게 움직였고, 그 결과가 가시적인 성과로 돌아왔지만 그 과정에서 타 서비스와의 차별화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기능 개발은 상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플러스벳의 차별화 된 강점은 무엇인가요?“라고 물었을 때,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무언가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이건 단순한 아쉬움이 아니라, 앞으로의 서비스 성장과 세일즈-마케팅의 핵심 콘텐츠 부재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2025년에는 이 부분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결심했습니다. 단순한 ‘기능 보완’을 넘어, 플러스벳만의 강점을 명확히 제시할 수 있는 기능 기획에 힘을 쏟을 예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초록 망토 히어로의 역할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입니다.
하지만 초록 망토에만 집중하다 보면 다시 빨간 망토의 영역인 고객 불편 사항이 쌓일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두 망토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기능 개발과 VOC 대응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도록 레이드(벳칭에서 VOC 처리를 지칭하는 명칭)를 프로젝트 중간에 배치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2024년이 빨간 망토의 해였다면, 2025년은 빨간 망토와 초록 망토를 함께 걸치는 해가 될 것입니다.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기대와 설렘을 주는 서비스’로 변신할 수 있도록 더 멀리 내다보고 움직이려 합니다.
2024년의 마무리, 숫자로 보는 플러스벳의 성장
2024년의 여정을 돌아보며, 빨간 망토를 두르고 달려온 노력의 성과를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했습니다. 불편 사항 개선부터 새로운 기능 출시, 고객 경험 향상에 이르기까지, 플러스벳은 수많은 도전을 넘어 눈에 보이는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2024년에 함께 달려온 벳칭 구성원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2025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